글리코상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도톤보리 강변을 따라 타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를 맛보는 것. 많은 분들이 ‘오사카 여행’하면 떠올리는 익숙한 풍경이죠.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화려한 네온사인 너머, 오사카의 진짜 매력은 골목 구석구석에 숨어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오사카는 개성 넘치는 로컬 카페들이 모여들며 ‘커피의 도시’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8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 킷사텐부터 세계적인 수준의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이는 로스터리까지, 저마다의 철학과 이야기로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는 곳들이 많아졌죠.
평범한 여행에 특별한 향과 깊이를 더하고 싶으신가요? 늘 마시던 프랜차이즈 커피가 아닌, 오직 오사카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커피 한 잔을 경험하고 싶다면 주목해 주세요. 커피를 사랑하는 당신의 오사카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개성 만점 로컬 카페 BEST 5를 엄선해 소개합니다.
1. 80년 역사가 녹아든 시간 여행, 마루후쿠 커피 (丸福珈琲店)
오사카의 심장부, 난바 센니치마에 상점가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이 나타납니다. 1934년에 문을 연 ‘마루후쿠 커피’는 쇼와 시대의 낭만과 향수를 고스란히 간직한 오사카의 상징적인 킷사텐(喫茶店, 다방)입니다. 짙은 갈색의 원목 가구와 벨벳 소파, 은은하게 빛나는 샹들리에와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은 마치 고전 영화의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곳의 커피는 한마디로 ‘진하고 깊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창업주가 직접 개발한 독자적인 추출 기구로 오랜 시간 천천히 내려, 묵직한 바디감과 강렬한 쓴맛이 특징이죠. 처음에는 그 강렬함에 놀랄 수도 있지만, 함께 나오는 각설탕과 프림을 취향껏 곁들이면 쓴맛은 부드럽게 중화되고 고소한 풍미가 살아나며 환상적인 균형을 이룹니다. 이것이 바로 마루후쿠 커피가 80년 넘게 지켜온 ‘완성의 맛’입니다.
커피와 함께 이곳의 명물, 두툼한 핫케이크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주문과 동시에 동판에 정성껏 구워내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폭신하며 촉촉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함께 나오는 버터와 메이플 시럽을 듬뿍 얹어 진한 커피와 함께 맛보는 순간, 왜 수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이곳을 찾아왔는지 단번에 이해하게 될 거예요. 복잡한 도심 속에서 잠시 시간을 잊고, 오사카의 진짜 역사를 맛보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마루후쿠 커피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마루후쿠 커피 센니치마에 본점 (丸福珈琲店 千日前本店)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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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메뉴 | 블렌드 커피, 핫케이크, 치즈 토스트 |
주소 | 오사카시 주오구 센니치마에 1-9-1 (大阪市中央区千日前1-9-1) |
특징 | 쇼와 레트로 감성, 깊고 진한 다크 로스팅 커피, 오사카의 살아있는 역사 |
2. 내 인생 커피를 찾아서, 리코 커피 로스터스 (Lilo Coffee Roasters)
오사카의 트렌드를 이끄는 신사이바시 아메리카무라 골목, 작지만 강한 존재감을 뽐내는 커피숍이 있습니다. “Life is short(인생은 짧다)”라는 모토 아래, 짧은 인생을 맛있는 커피와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을 연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리코 커피 로스터스’입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손님의 취향에 완벽하게 집중하는 ‘맞춤형 서비스’입니다. 매장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약 150여 종류의 원두 리스트는 그야말로 압도적입니다.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 익숙한 산지부터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 품종까지, 전 세계 커피 지도를 펼쳐놓은 듯합니다. 무엇을 골라야 할지 막막해도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커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열정을 가진 바리스타가 다가와 산미, 바디감, 향 등 당신의 취향을 꼼꼼하게 물어본 뒤 최적의 원두를 추천해 줍니다.
주문한 커피는 원두의 산지, 농장, 가공 방식, 풍미 노트가 상세히 적힌 ‘시음 카드’와 함께 제공됩니다. 내가 마시는 커피 한 잔에 담긴 이야기를 읽으며 맛과 향을 음미하는 과정은 커피를 알아가는 큰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어떤 커피를 좋아할지 몰라 망설였던 ‘커피 초보’부터 새로운 맛을 탐험하고 싶은 ‘커피 고수’까지, 리코 커피 로스터스는 모두에게 ‘인생 커피’를 찾아줄 준비가 되어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리코 커피 로스터스 (Lilo Coffee Roaster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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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메뉴 | 오늘의 커피 (다양한 싱글 오리진 드립 커피), 카페라떼 |
주소 | 오사카시 주오구 니시신사이바시 1-10-28 (大阪市中央区西心斎橋1-10-28) |
특징 | 방대한 스페셜티 원두 라인업, 고객 맞춤형 추천 서비스, 깊이 있는 커피 경험 |
3. 와인과 커피의 황홀한 만남, 타카무라 와인 & 커피 로스터스
커피와 와인을 모두 사랑하는 분이라면 이곳은 그야말로 ‘꿈의 공간’입니다. 히고바시역 근처, 거대한 창고를 개조해 만든 ‘타카무라 와인 & 커피 로스터스’는 이름처럼 와인과 커피, 두 세계의 전문가들이 만나 최상의 맛을 선보이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높은 천고와 탁 트인 공간이 주는 압도적인 개방감에 놀라게 됩니다. 1층은 전 세계에서 공수한 2,000종류 이상의 와인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로스팅 머신(프로밧, 로링)이 자리한 커피 로스팅 공간으로, 2층은 이 모든 것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넓은 시음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이곳의 커피는 와인 못지않은 전문성을 자랑합니다. 최고의 생두를 들여와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하여 원두의 신선함과 개성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섬세하고 깔끔한 풍미의 스페셜티 드립 커피는 물론, 진한 에스프레소 메뉴도 훌륭합니다. 향긋한 커피를 즐기다 마음에 드는 와인을 한 잔 시음해볼 수도 있고, 반대로 와인을 고르러 왔다가 수준급 커피 맛에 반하게 되는 마법 같은 곳입니다. 시끄러운 도심에서 벗어나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최고의 커피와 와인을 탐미하는 호사를 누려보세요.
타카무라 와인 & 커피 로스터스 (Takamura Wine & Coffee Roaster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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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메뉴 | 스페셜티 드립 커피, 에스프레소, 각종 와인(시음 가능) |
주소 | 오사카시 니시구 에도보리 2-2-18 (大阪市西区江戸堀2-2-18) |
특징 | 창고형 복합문화공간, 와인과 커피의 전문적인 결합, 넓고 쾌적한 시음 공간 |
4. 오사카 속 작은 뉴욕, 브루클린 로스팅 컴퍼니
오사카의 금융 중심가 기타하마, 고풍스러운 건물들 사이로 흐르는 강변에 자리한 ‘브루클린 로스팅 컴퍼니’는 이름처럼 뉴욕의 자유로운 감성을 오사카에서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낡은 공장을 개조한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와 강을 향해 활짝 열린 테라스 좌석은 이곳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농장에서 컵까지(Farm to Cup)’라는 브랜드 철학 아래,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거래된 최상급 원두만을 고집합니다. 덕분에 이곳의 커피는 언제나 믿고 마실 수 있죠. 다양한 싱글 오리진 원두와 개성 있는 블렌드 중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고, 드립 커피부터 프렌치프레스까지 원하는 추출 방식을 선택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바로 ‘분위기’입니다. 햇살 좋은 날, 강변 테라스에 앉아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아이스 라떼 한 잔의 여유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선사합니다. 나카노시마 공원의 푸른 녹음과 강물을 유유히 오가는 유람선을 바라보며 즐기는 커피 타임은 바쁜 여행 일정에 지친 몸과 마음에 완벽한 휴식이 되어줄 것입니다.
브루클린 로스팅 컴퍼니 기타하마 (Brooklyn Roasting Company)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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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메뉴 | 오늘의 드립 커피, 아이스 라떼, 도넛 |
주소 | 오사카시 주오구 기타하마 2-1-16 (大阪市中央区北浜2-1-16) |
특징 | 환상적인 리버뷰 테라스, 뉴욕 감성의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 |
5. 오사카 힙스터 성지, FFF (Find a Fabulous Flavor)
세련된 편집숍과 감각적인 카페가 모여있는 오렌지 스트리트, 기타호리에 지역은 오사카의 최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중에서도 ‘FFF an FFF’는 “최고의 맛을 찾아서(Find a Fabulous Flavor)”라는 이름처럼, 맛과 멋을 모두 잡으며 현지 젊은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핫플레이스입니다.
순백의 화이트 톤으로 꾸며진 미니멀한 인테리어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감탄을 자아냅니다. 불필요한 장식은 덜어내고 빛과 공간만으로 완성한 감각적인 분위기는 어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인생샷’을 보장합니다.
이곳은 단순히 인테리어만 예쁜 곳이 아닙니다. 엄선한 고품질 스페셜티 커피는 물론, 그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독창적인 디저트 메뉴로 더욱 유명합니다. 특히 커피 원두의 깊은 풍미와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는 커피 젤리는 이곳의 대표 메뉴. 계절마다 가장 신선한 과일을 활용해 선보이는 시즌 한정 디저트 역시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합니다. 커피 한 잔, 디저트 하나에도 완벽한 미학을 추구하는 곳. 오사카에서 가장 ‘힙’한 감성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FFF를 당신의 여행 지도에 추가해 보세요.
FFF an FFF (Find a Fabulous Flavo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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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메뉴 | 필터 커피, 커피 젤리, 시즌 디저트 |
주소 | 오사카시 니시구 기타호리에 1-11-2 (大阪市西区北堀江1-11-2) |
특징 | 감각적이고 미니멀한 인테리어(인생샷 명소), 독창적인 디저트 메뉴, 트렌디한 분위기 |
당신의 오사카 여행에 향긋한 쉼표를
오사카의 카페들은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공간을 넘어, 저마다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분위기를 품고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쇼와 시대의 낭만을 느끼거나, 수많은 원두 속에서 내 인생 커피를 발견하고, 강변의 여유를 만끽하는 경험은 분명 여러분의 오사카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정해진 코스를 따라 바쁘게 움직이는 여행도 좋지만, 가끔은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러 향긋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잠시 숨을 고르는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소개해드린 5곳의 카페가 여러분의 오사카 여행에 향긋한 쉼표가 되기를 바랍니다.